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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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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불성심 작성일23-12-09 22:02 조회5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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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며 <화림원 이야기> 능종能宗 동화사 주지


한 장 남은 달력을 바라보며 참으로 무상한 세월을 절감합니다. 세월은 쉬지 않고 흘러가는데, 중생의 마음은 그대로이니 걱정이 앞섭니다.

그동안 우리 모두 열심히 살아 왔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행복한 현실은 오지 않았습니다. 이제 남은 한 달이라도 부처님 말씀을 새기며 진정 행복한 마무리를 하여야 하겠습니다. '일기일회一期一會'라, 우리가 만나는 어떤 순간도 일생에 단 한 번 밖에 없는 기회 또는 만남입니다. 지금 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며 행복해야 합니다.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은 우리 인생에 과정은 없다는 것입니다. 모든 순간이 그대로 목적입니다.

우리는 참선·독경·주송·절 등의 수행을 통해 깨달음을 향해 나아가려고 합니다.

그러나 참선 하는 바로 그 자리가, 염불하는 바로 그 때가 본래 성품을 드러내는 순간이고 밝은 부처 성품의 모습입니다.

무엇을 위해 긴 시간을 기다리느라 소모해야 합니까. 기다림을 버리고 순간 순간이 바로 목적이 되었을 때, 만나는 모든 시공時空이 온전한 진실의 자리가 되는 것입니다.

초등학교는 중학교에 가는 과정이 아니며 대학이 취업을 위한 과정도 아닙니다. 목적만을 추구하며, 살다 보면 결국 삶은 죽음을 위한 과정이 되고 맙니다.


부처님 뵈러 절에 올 때 법당에 도착해서 참배하는 그 순간만이 아니라 집에서 준비하고 출발하는 순간부터 이미 참배는 시작되었습니다.


신호등을 기다리는 시간도 쓸데없는 순간이 아닙니다. 모두 소중한 나의 삶의 전부입니다. 잠시라도 염불 독경을 하며 자기 시간으로 살려 내십시오.

기도는 기도가 목적이 되게 하십시오.기도할  때만이라도 무념無念으로 오직 기도할 수 있게 하십시오  그러면 유유자적悠自適한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일색일향 무비중도一色一香無非中道'라 하였습니다. 어느 시절도 더 중요하다거나 덜 중요한 것이 아니고 낱낱의 모든 시간이 절대의 순간인 것입니다.


내 삶의 모든 날들이 꿈이 실현되는 때입니다. 매 순간 모든 존재가 똑같이 소중 합니다.

장미가 꽃을 피워 내는 것은 무엇을 위해서가 아니며 강물이 바다로 흘러가는 것도 다른 어떤 것을 위해서가 아닙니다. 피어남이,흘러감이 그대로 원만이며기쁨입니다.

삶은 어디로도 가는 것이 아니며 어떤 목적을 위한 수단은 더욱 아닙니다. 지금여기 그냥 그대로 여여如如하게 존재합니다.


최선의 삶으로 이 순간을 빛내십시요. 

순간순간을 온전히 살 때 만족이 생겨납니다.

만족은 행복입니다. 미루지 마십시요. 지금 여기서 마음껏 누리십시요.

일반적으로 행복은 두 가지 방법으로 성취할 수 있습니다. 행복을 너무 멀리 생각하지 말고 즐거움 또는 기쁨으로 여기면 됩니다. 대상을 따라서 일어나는 행복과 즐거움, 대상과 관계없이 유지되는 기쁨입니다.


팔공총립 방장 임담 의현 예하께서도 윤석열 대통령의 부친 고故 윤기중 교수의 49재에서 "사람들은 스스로 지은 인연 따라 오고 가고 전생과 이승에서 어떤 공덕을 지었느냐에 지금의 삶이 결정되노라."하셨습니다.


중생들은 대상을 따라서 일어나는 즐거움으로 행복을 삼기 쉽습니다. 우리의 주관인 6근(六根, 눈·귀·코·혀·몸·뜻의 여섯 감각기관)과 그 대상인 6경六境에 의지해서 행복을 추구하는데, 이러한 만족은 그 상황이 달라지면 허물어집니다..

슬하에 자녀가 없다가 생기면 행복했는데, 아이가 병이 나면 걱정이 앞섭니다.

큰돈이 생기면 기쁘지만 없어지면 결핍이 생깁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떠나면 불행합니다. 이런 행복은 6근관 6경이 결합해서 일어난 것으로 무상하기 짝이 없습 니다. 이러한 기쁨과 행복은 인연 따라 조건 따라 늘 흔들리니 불안하고 또 한 모두가 변해 가기 믿을 수 없습니다.

결국 이것은 그 근본이 즐거움이 아니라 고입니다. 중생들은 그와 같은 가치로 즐거움을 삼고 기쁨을 누리고 살았는데 부처님 가르침은 그것이 자기 내면에서 밝혀져야 할 것을 강조합니다. 수행을 통해 마음의 빛이 충만될 때 진정한 행복을 얻을 수 있습니다. 대상을 통해서는 얻을 수 없습니다. 미혹의 세계에서모든 것이 인연 따라 일어남을 보는 것입니다.


내 몸과 마음도 조건으로 일어나고 조건으로 사라지며 삶과 죽음도 그렇습니다. 고유의 실체가 있어서 태어나고 죽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행복과 불행을 겪는 실체가 없다는 사실을 깨달을 때 불행 속에서도 불행에 물들지 않는 주체 적인 삶을 삽니다.

어디를 가나 인연 따라 흔들리지 않는 한결같은 몸을 나투는 것을'수처작주作主하고 입처개진한다,'고 했습니다. 가는 곳마다 주인이 되고, 서는 곳마다 진리의 땅이 된다는 것입니다.

삼보에 대한 믿음을 가슴에 품고 안빈낙도安貧樂道, 유유자적悠自適의 아름다운 울림을 늘 마음에 담고 살아 볼 일입니다.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고귀한 나의 삶을 결코 허송할 수는 없습니다.


    

       부처님 바른 법을 전하는 월간 八公禪門   2023.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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