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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한 인연으로 이루어진 한 송이 꽃 <화림원 이야기>능종能宗 동화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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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불성심 작성일23-11-12 22:27 조회4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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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궁한 인연으로 이루어진 한 송이 꽃<화림원이야기>능종能宗. 동화사 주지


가을이 무르익어 갑니다. 수확의 계절이자 겨울을 준비하는 시기, 풍작에 대한 감사와 기원에 관련한 세시풍속이 이때 집중되어 있습니다. 팔공산 자락에서 떨어지는 낙엽을 밟으며, '바람도 없는 공중에 수직의 파문을 일으키며 고요히 떨어지는 오동잎은 누구의 발자취입니까'라는 시구를 읊조리며 쓸쓸하게 저물어 가는 가을을 실감합니다. 분명 가을은 상실의 계절, 하나둘 벗어 놓고 떠나야 하는 이별의 계절입니다. 그래도 들녁에는 풍요로운 결실들이 저마다의 자태를 뽐내고 있습니다.


모진 비바람을 이겨내고 탐스럽게 익은 과일 한쪽을 먹으며 이것이 잠시 후 내 몸의 일부가 될 것을 생각하니 '하늘과 땅이 나와 같은 뿌리요, 만물이 나와 더불어 한 몸 天地與我同根 萬物與我一體'이라는 말씀이 실감납니다.


모든 것을 하나이며 유일한 것으로 세상을 보는 게 아닙니다. 오히려 모든 거짓된 판단과 집착을 해체하여 그로부터 도출된 연기법을 대변하는 말입니다. 하나도 아니요 다른 것도 아니 不一不異라고 하였습니다. 파도는 물이 있음으로 가능하고, 물은 파도를 통하여 자기 모양을 나타냅니다..

그러나 물과 파도가 같은 것은 결코 아닙니다. 나무를 보면 각기 다른 나무이지만, 숲을 보면 다 같은 나무입니다. 세상을 볼 때 부분을 보면 서로 다릅니다.

대립과 경계를 그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체를 보면 서로 연결되어 있고,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나아가 더 크게 보면 같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부분과 전체를 함께 보는 중도의 마음으로 사는 삶 속에 평등과 자유가 흐르고 있습니다. 이같이 모든 것이 이어져 있기에, 내가 지은 업을 돌고 돌아 나에게 다시 돌아오고야 마는 것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남을 이롭게 하는 삶, 보살의 삶을 살아가라는 말씀에 동의 하게 합니다. 천지 만물이 나와 한 몸이기에 남을 위하는 것이 곧 나를 이익하게 하는 일이 되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남이 잘될수록 나도 잘되는 길이 열리며 남이 망하면 나도 설자리가 없는 것입니다.

우리의 생각은 흔히 탐진치에 이끌려 이기심과 연결되어 있기에 행복과 공덕에서 멀어지기 쉬우니, 그러한 나를 버리고 남을 위해 살라는 것입니다. 자신의 번영과 행복을 원하는 이는 다른 사람을 괴롭히지 말아야 합니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기심과 욕망에서 벗어나 참된 공덕을 증장시킨다면 깨달음을 구하는 수행자들도 그 인연의 힘으로 도를 성취할 수 있는 힘과 능력을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결코 서로 단절하여 나눌 수 없기에 그렇습니다.


팔공총립 방장 임담 의현 예하께서도 계묘년 하안거 해제법어에서

"세계가 한 가족이라는 생각으로 세계평화를 성취하고 불국정토를 이루는데 불자들이 앞장서자, 모든 생명이 우리의 처자 권속 어버이 형제가 안 된 분이 없다고 하지 않는가,

그것이 세계일화世界一花인데 그 법을 성취하면 세계평화를 성취하고, 불법을 실현하여 불국정토가 이룩됩니다."라고 강조하셨습니다.


참으로 옳으신 말씀입니다. 지금도 지구촌 어느 곳에서는 서로를 미워하며 전쟁을 하고 있습니다. 부상을 입고 죽어가는 이들은 모두가 내 아들 딸이요, 형제입니다. 인간이 죽임을 무슨 정당한 이유가 있겠습니까,

진정 세계 일화 천지동근天地同根의 마음으로 살아가는 세상은 불심으로 빚어진 화합의 정토가 됩니다.

참으로 사바세계는 무궁한 연기로 이루어진 한 송이 꽃입니다.


분별과 갈등은 자신의 처지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아집에서 나옵니다. 모두가 망상의 그림자에 불과합니다. 우리는 대체로 여기에 끄달려 일생을 살아가기 마련입니다.

참된 진리의 세계는 세간을 떠난 법이며 불생불멸법이기에, 분별과 망상으로는 가늠할 수가 없습니다.

'오직 모를 뿐'이라 했습니다. 말과 생각의 길이 끊어지고 분별망상이 사라져야 합니다. 결국 나가 없는 무아의 자리에 서야 진정 함께 할 수 있습니다.


이 가을 열심히 수행하여 저 하늘처럼 강물처럼 한없이 푸르고 맑은 마음을 성취하시기 바랍니다.



                    부처님의 바른 법을 전하는 월간 八公禪門  2023.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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