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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요롭고 넉넉함이 넘치는 <화림원이야기> 능종能宗. 동화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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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불성심 작성일23-10-31 17:35 조회9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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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풍요롭고 넉넉함이 넘치는 <화림원이야기> 능종能宗 동화사 주지


전국적으로 많은 피해를 남긴 폭우와 폭염도 지나고 소슬한 가을의 기운이 느껴집니다. 하늘은 높고 시원한 바람이 부는 좋은 계절입니다.

9월에는 우리 고유의 명절인 중추가절이 있습니다. 가을 달빛이 가장 좋은 추석, 온 가족과 함께 모여 둥글고 밝은 달처럼 풍요롭고 넉넉함이 넘치는 행복한 명절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지구가 많이 아프다고 합니다. 북극 빙하는 걷잡을 수 없이 녹아내리고 있으며, 기후 변화로 많은 재해가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자업자득이라 하지만 이미 편리함에 깊이 빠진 버릇()을 고치기는 참으로 어렵습니다. 인간이 만든 업보가 아닐 수 없습니다.


오랜 세월 우린 참으로 많은 행위를 통해 수많은 업을 짓고 살았습니다. 그동안 지어 온 모든 업장이 고스란히 녹아 깃들어 있습니다.

선한 마음으로 일으킨 선업도 들어 있고, 貪 瞋 癡 삼독의 악한 마음으로 일으킨 악업도 있습니다.누구도 선한 업만을 짓거나 악한 업만을 지은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그렇기에 우리의 현실은 괴로움과 즐거움이 공존합니다.

선악의 일상이 우리의 모습이므로 펼쳐진 현실이나 미래 또한 괴로움과 즐거움의 끝없는 반복이 될 것입니다.

부처님께선 오욕락의 충족을 참다운 행복으로 여기고 그것을 추구하기 위해 노력하는 삶이야말로 칼날 끝의 꿀물을 빨아먹는 일시적 기쁨밖에 되지 못하기에 참다운 공덕과 행복으로 인도하는 길로 나아가야 함을 강조하셨습니다.


팔공총림 방장 임당 의현 여하께서도 "고준한 법문의 말씀을 받들어 꾸준한 정진으로 큰 깨달음을 이루길 바란다."고 하시어 게으름에 빠짐을 경책하셨습니다.


지금 우리가 주목하는 업은 수행[道業]입니다. 고려 때 보조국사 지눌 스님은 「계초심학인문」에서 "부처님 법 만나기 어렵다는 생각을 하면 수행이 늘 새로워지고, 기쁘고 다행스럽다는 마음을 품으면 물러나지 않을 것이니[長起難遭之想 道業恒新 常懷慶幸之心 終不退轉],"라고 하였습니다.


지금 이 순간 내 앞에 일어나는 모든 일들은 어쩌다 생겨난 일이 아니요, 우연이나 숙명적으로 생겨난 일도 아니며, 그 어떤 절대자가 나를 시험해 보기 위해 만들어 낸 것 또한 아닙니다. 펼쳐진 경계는 모두 스스로가 만들어 낸 그림자[환영幻影]일 뿐입니다. 어리석은 분별심이 만들어 낸 거짓된 신기루이며 한바탕 꿈입니다.

인연 따라 잠시 생기어 인연이 다하면 자연스레 소멸해 버리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일체는 다 공하다고 합니다. 그 인연들이 업이라 합니다. 업에 따라 언제든지 변해 가는 것이기에 인연생이요 공입니다. 과거에 지어 온 모든 행위들이 원인[씨앗]이 되어 때가 되면 꽃이 피고 열매가 열리듯 그렇게 때맞춰 과보가 나타나는 것일 뿐입니다. 누가 인연을 지어 주는 것이 아닙니다.


쉽게 내뱉었던 말 한마디, 생각 하나하나, 무심코 한 행동들이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우리의 현실을 만들어 냅니다. 어느 것 하나 우연은 없습니다.

여기까지 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합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인과의 도리를 생활 속에 실천하는 이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기도 할 때 나쁜 일들은 부처님께서 다 거두어 주시고 늘 즐거운 일만 있게 해 달라고 기도를 올립니다. 그러나 이건 반만 아는 것입니다. 차라리 '제가 지은 모든 것을 달게 받겠습니다. ' 하는 마음이 진솔한 모습입니다. 즐거움도 괴로움도 모두 받아들이는 것이 불자의 자세입니다. 사실 우리 앞에 펼쳐진 모든 경계는 하나도 버릴 것이 없습니다. 

다 이유가 있기에, 원인이 있기에 나온 것 아닙니까.

괴로움은 받기 싫은데 지어 놓았으니 지은 대로 자꾸 나오게 되고 그걸 받지 않으려고 하니 더욱 괴롭습니다. 진정한 불자라면 괴로움, 줄거움 이 모두를 다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를 공이라는 진리 속에 모두 녹일 수 있어야 합니다.

『반야심경』에도 "모든 것이 인연 따라 생겨난 허망한 것임을 분명히 알고 나니[照見五蘊皆空] 마음에 걸림이 없어 모든 괴로움에서 벗어난다[度一切苦厄]'고 했습니다.

수행자는 괴로움이 없는 이가 아니라 괴로움에 얽매이지 않는 사람입니다.


안팎의 모든 경계를 다 받아들이는 것이 진정한 수행심입니다.

불교 교리의 핵심을 연기법, 인과법이라 합니다. 대승불교에서는 '공'이라고 합니다.

어떻게 해야 연기, 공을 실천할 수 있고 어찌해야 우리는 어리석은 마음을 비울 울 수 있겠습니까, 모두를 버리고 현실에서 도피하는 것이 진정 비우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비움은 공을 실천하는 것이요, 내 앞에 펼쳐진 모든 경계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임은 연기법을 보는 것입니다.


청산은 고요하고 고요한데 

마음 달이 밝게 비추는구나.


                    부처님의 바른 법을 전한는 월간 八公禪門   2013.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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