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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가피를... <화림원이야기> 능종 能宗 동화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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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불성심 작성일23-01-31 19:55 조회34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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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큰 가피를...  <화림원이야기> 능종 能宗 동화사 주지 


  불교는 그 가르침을 온몸으로 받아 들여 행동으로 나타나야 참다운 가치가 있습니다. 실천을 통해 부처님의 가피를 입을 수 있고, 성불의 길에 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교리를 머리로만 이해하면, 알면 알수록 아상이 높아져 쓸데없는 말이 많아지고 건방진 행동을 보이기 쉽습니다. 자연히 신심信心도 떨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불교는 초인격적 대상을 신앙하는 종교가 아니라 스스로 깨닫는, 소위 자각自覺의 종교입니다, 그러므로 미신적인 면이 있을 수 없습니다. 오직 자업자득自業自得이라, 본인의  선업善業 없이는 어떤 가피나 구원도 바랄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불교를 철학으로 보아서는 더욱 안됩니다. 철학이 자각自覺을 중시한다는 점에서는 불교와 같습니다. 

철학에서의 자각은 사유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인 반면, 불교에서의 자가은 일상생활의 체험을 바탕으로 실천 수행함으로써 얻어집니다. 그러므로 철학적 자각은 한문의 범주에서만 검증 받아도 유효하지만, 불교적 깨침은 반드시 자각한 그대로 살 수 있을 때에만 그렇게 불릴수 있습니다.


  불교가 우리 생활과 동떨어진 것이라면 그것은 우리와 상관없는, 곧 죽은 불교이지 참 불교가 아닙니다. 불교의 생명은 이 순간의 삶을 진실 되게 살아가는 데 있습니다. 불교를 하면 할수록 어렵다고 하는 이유 중의 하나도 여기에 있습니다. 지식으로 배운 불교교리가 생활에 그대로 적용되지 못하고, 앎과 삶이 따로 노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벨기에의 극작가인 마테를 링크가 쓴 작품 가운데 <파랑새>라는 글이 있습니다. 틸틸과 미틸 남매는 행복을 준다는 파랑새를 찾기 위해 환상적인 세계를 두루 여행합니다. 하지만, 그 많은 여행 속에서도 결국 파랑새를 찾지 못하고 지치고 지쳐 집에 돌아와 보니 그토록 애타게 찾아다니던 파랑새가 바로 자기 집에 있었다는 내용입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허상의 길을 쫓다가 지중한 인연을 놓쳐버리고 살아갈까요?우리는 스스로 마음을 닫고 얼마나 많은 것을 움켜쥐고 살고 있습니까? 마음에 때와 같이 붙어 있는 분노와 질투 애욕 등, 그 어느 것도 우리의 맑은 마음 바탕을 더럽히지 못합니다. 먹장구름이 몰려와도 한 결 같이 밝은 빛을 발하고 있는 태양이 없어지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단지 그것을 깨닫지 못하고 있을 뿐입니다. 


  팔공총림 동화사 방장이시며, 조계종 종정이신 진제眞際 법원法遠 예하께서도 “우리사회의 어려움은 물질만 쫓고 내면의 평안을 찾지 못한데서 비롯된다, 모두가 일상생활 속에서 참된 자신을 찾는 수행을 지속적으로 이어나간다면 지금의 어려운 상황을 극복할 수 있다”고 당부하셨습니다. 


  불자들은 수행과 기도를 통하여 지금 이 자리에서 빛나는 자신의 참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구름 속의 작은 빛이라도 접하는 순간 고통과 불만으로 가득 찼던 삶이 새롭게 그 모습을 드러내는 현장으로 바뀌는 것입니다. 얼마나 감동적인 일입니까? 일상의 이 삶을 떠나 어딘가에 신비한 진리가  따로 있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모든 존재는 인연으로 얽혀있는 연기적 존재임을 받아들여 무아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에게는 반드시  부처님의 가피가 따릅니다. 자신이 원하거나 남이 도와 준 것도 아니지만, 다만 그러한 삶의 결과로 오는 것으로 나아가 불국 정토에  태어나며 점차 성불의 길에 들게 됩니다. 주위의 모든 인연들이 모여 자신의 삶이 됩니다. 불자들이 늘 남을 공경하고 겸손한 삶을 사는 이유입니다. 먼저 불교의 가르침을 올바로 알아야 합니다. 부처님의 가피란 무엇이며, 기도는 왜 필요하며, 보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하는 등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가피는 1차적으로 도움을 받는 것이지만 결국은 스스로를 돕게 만드는 데 있습니다. 스스로 돕게 하는 것이 가장 큰 도움이며, 가피가 됩니다.

  

  꽃을 화분에 심어 놓고 물주기를 하는 것보다, 대지에 굳건한 뿌리를 내리게 하고 스스로 살아가게 만드는 것이 진정한 가피입니다.

  어린 아이를 잠시 업어주는 것보다 제 발로 걸어가게 해 주는 것이 가장 큰 가피입니다. 그러므로 스스로 돕는 것이 가장 큰 도움이며, 가피가 됩니다.


  수행을 통해 부처님의 가르침을 믿고 받아들이며, 나의 삶은 무수한 생명들과 천지만물의 도움으로 유지되고 있다는 것을 깊이 자각하게 됩니다. 또한 이들 생명체들도 나만큼 행복해지고 싶어 하고 고통을 을 싫어한다는 사실도 깨닫게 됩니다. 나의 삶의 모습을 스스로 결정하는 지혜와 용기는 그때 나옵니다. 텅빈 들녁과 떨어지는 낙엽을 바라보며 자신을 되돌아봅니다. 부처님처럼 진실한 삶을 살아가는 것이 귀의불依佛의 마음이며, 가르침대로 진리의 길을 걷는 것이 귀의법歸依法의 실천이며, 존경하는 스님을 대하듯 가족과 이웃에게 진솔한 마음을 열과 웃음을 주는 것이 귀의 승歸依僧의 모습입니다.



                    부처님의 바른 법을 전하는 월간 八公禪門 202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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